<장원>
접속
박민교
앞과 뒤의 맥락이 끊겨서는 안 된다
밀도 없는 말은 원관념을 넘어서고
방임도 두기로 한다 둘 다 설 수 있을 때까지
양단이 대치하는 즉흥적 설정으로
경계를 넘지 못하는 밀폐된 혼잣말
가두고 있어야 하는가 미열을 앓듯이
사랑의 보조관념은 미완의 기교일 뿐
한정된 온도로 최후를 증명한다
동시에 하나로 모인다 절정에서 맞닿는다
<차상>
사의재*를 읽다
김숙
유배로 울타리 친 적막한 세상 뒤쪽
포구를 당겨 놓은 기억의 저 편에는
시대에 표류를 했던 한 사내가 보인다
눈 붉은 위리안치 문뱃내 뱉고 있고
주모의 죽비 소리 초당을 깨워간다
적소를 적신 어둠에 베갯잇이 젖는데
목민의 뜨거운 꿈 기지개 켜려는가
갈증이 잦추러 대는 꼿꼿한 붓끝 너머
조선의 어둑새벽이 희붐하게 열린다
*다산이 강진 유배 초기 4년간 머물렀던 주막집
<차하>
폐업
김현숙
멈춰 선 조리기구 불 꺼진 조명 간판
금전수 된서리에 시한부로 누워있고
뻘쭘한 '대박나세요' 흙바람에 나부끼네
<초대시조>
징검다리를 건너며
임영석
1.
나, 이 세상 살아가며
남에게 등 구부려
구부린 등 밟고 가라고
말해 본 적 한 번 없다
그런데 이 징검다리
목숨까지 다 내준다
2.
물의 옷 위에 채운
단단한 돌의 단추
물의 옷을 벗기려면
풀어야 할 단추지만
아무도 이 물의 옷을
벗겨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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