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호모 텔레포니쿠스*
장수남
내 안으로 열고 닫는 불면의 검색 창
액정을 통과하는 순간 나는 신이다
습관은 생각에 앞서 손가락을 내밀며
불가능과 가능성의 경계는 사라지고
유령에게 홀린 듯 빠져든 완벽한 자폐
또 다시 나를 열어둔 채 클릭만 반복한다
나를 길들인 것은 나일까 휴대폰일까
주연도 조연도 관객도 일인용 무대
끝없이 황홀한 감옥 쉬지 않고 복제된다
*몸에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한 현대인을 빗댄 신조어
*차상
빛나라, 황사
장재원
황사가 없는 날은 노을도 보지 말자
오름을 올랐다가 놓고 오는 다 저녁
산방산 어느 한 자락 그마저 보지 말자
산은 적막에 지고 적막은 산에 진다
저 산에 무덤 하나 여태 남은 꽃향유
반세기 저물어가도 떠나지를 않는다
땅 한 평 없었는데 돌아가시니 한 평 땅
새소리 휴대폰 소리 하늘 끝 저 그리움
아버지 나의 아버지 황사여 빛나시라
*차하
괄호 안에서
정상미
토요일 절름거리고 일요일 지워질 때
구설수가 모여든 담벼략은 금이 갔다
마당은 앞뒤가 닫혀 봄에 닿지 못한다
한 번의 실수로 기울어진 죄수의 딸
사람들은 돋보기로 나를 들여다본다
자라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는 상처들
*초대시조
천학, 날다
유헌
잉걸불 입에 물고
열반에 들었는지
태토(胎土)는 말이 없고
새소리만 요란하다
상처가 상처를 보듬는
옹이 같은 만월 한 점
천 년 전 왕조가
다스린 불의 비사
물레에 칭칭 감긴
밀서를 펼쳐 들자
일제히 흰 깃을 치며
날아가는 새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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