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기록하고 싶은 구절

항해일기 외

바이올렛~ 2019. 4. 30. 15:27

         항해일기

                                  김나경

올라가고 내려가고 쉼 없이 움직이다가

한숨 돌리느라 갚판으로 나가 본다

눈 끝을 째리고 있는 저 하늘 강한 햇빛


내 손에 들려있는 망치와 스패너가

햇살을 맞받으며 은빛을 내뿜는다

뜨겁게 반짝거린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빛이 강할수록 바다는 깊어진다는

물길의 가르침을 오늘에야 어렴풋이

두어 뼘 휴식이 주는 충전을 비축한다


파도가 헉헉대며 물꽃을 피워 물 때

그 물결 눈높이로 불러보는 서해 바다

수평선 맞닿은 거기, 꿈자리가 봉긋하다

-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장원 수상작


      

         감자

                    이주식

낮달 같은 씨감자가 눈 또릿 도사린다

춘분 밝은 햇살 아래 탱그런 몸짓으로

꿈꾸던 초록 함성을 호미 끝에 불러내다


꽃샘 추위 고비 넘어 애지중지 피워낸 잎

종달이 노래 따라 행복의 키를 키워

이웃집 청보리처럼 내 그늘도 만든다


단오절 북소리에 까투리 홰친 고랑

가지마다 꽃 등 켜고 뿌리 매단 푸네기들

청천에 그림 같은 삶 주고 갈 어미 봄을...

-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차상 수상작



엘리베이터에 갇혀

                 류홍

암흑의 엘리베이터

28분 두려웠다


핸드폰 배터리는

깜박깜박 졸고 있고

 

막장에 정지된 시간

관 속에서 더듬는다


상가의 사람들은

모두들 퇴근했고


화요일은 수요일로

가지 못해 웅크리고


걸어온

계단 하나하나

다 무너져 내린다

-중앙 시조 백일장 4월 차하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