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기록하고 싶은 구절

천년의 금서-김진명 소설

바이올렛~ 2012. 9. 24. 19:19

고조선 이전 우리나라의 이름은 한(韓)이었다.

우리가 한민족이고 우리나라의 국호가 대한민국인 것은

바로 이 한에서 유래한다.

조선이라는 이름이 기록상에 처음 등장하는 건 기원전 3세기 무렵.

하지만 이 한이라는 국호는 기원전 9세기 무렵의 유력한 기록에 나온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본인들이 그어놓은 금을 한 발짝도 넘어가지 못한 채

우리 고대국가는 고조선이라고만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한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면 삼한이라고 대답하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이 삼한이 어디서 왔는지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나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국호인 한이 어디서 왔을까 하는 의문에 사로잡혀

한이라는 글자를 담고 있는 이 세상의 갖가지 오래된 기록들을 찾야헤매 왔다.

지구상의 온갖 서책을 뒤진다는 각오로 고군분투하던 내게

윤내현 교수의 중국 문헌에 대한 조언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추적의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기원전 7세기 무렵 편찬된 사서삼경 중의 한 권에서 나는 우리의 조상

한후(韓侯)라는 왕을 찾아낼 수 있었고, 후한의 대학자 왕부가

이 한후를 분명 우리의 조상이라고 확인한 저작과도 만날 수 있었다.

뻥 뚫린 상태로 있던 우리의 고대사에 고조선보다 훨씬 이전에

존재한 나라의 확고부동한 실체가 등장한 것이다.

나는 이 엄청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누루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확고한 자료를 근거로 이 책을 써냈다.

특히 나의 서지학적 추적과 별개로 천문학자 박창범 교수의 실험을 소개했다.

그는 <단군세기>에 기록된 기원전 18세기의 행성집결 현상을

과학으로 재현함으로써 한민족의 독자적 기록이라면 무조건 부정되거나

위서(僞書)로 밀어붙여저 온 풍토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식과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따라 모든 학문의 영역에서

한 해가 다르게 새로운 방법론과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우리 고대사만은 글자 하나 바뀌지 않은 채 60년 전의 기술이

그대로 교과서에 실려 있다.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일렬로 늘어서고 남해안의 조수가

먼바다까지 밀려난 걸 이미 기원전 18세기에 기록했던 확고한 문명국이

한낱 웅녀니 단군 할아버지니 하는 아이들 이야기 수준으로 버려져 있는 것이다.

-작가의 말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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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취루'와 '남해조수퇴삼척'을 증명하고 <시경>과 <잠부론>을 찾은 건

저 한 사람이 한 일이지만 이제 여러분이, 아니 온 국민이 동참하면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당당하고 자랑스러웠던 역사를 얼마든지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완고하던 상고사학회의 임원들까지도 조용히 눈을 감고

은원의 열변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나라의 힘이 반드시 경제에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밥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거를 알아야 미래를 세웁니다.

우리의 조상을 찾는 일이야말로 자손을 보전하는 가장 분명한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