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기록하고 싶은 구절

오래된 별-고광률

바이올렛~ 2012. 4. 26. 17:37

아버지는 버스에 막 오르다 말고, 몸을 돌려 봉투를 내밀었다.

"조금 가져왔는데......깜박 잊을 뻔했구나."

그 봉투가 급기야 그의 눈시울을 적셨다.

최동우가 아버지를 향한 마음은 각별했다.

쥐뿔도 가진 것이 없어 가난했고,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무능했지만,

정이 깊고 순박했다.

아버지의 친구들은 아버지가 거친 파도와 싸우는 뱃놈답지 않게

마누라에게 쥐여산다고 무시하며 은근히 따돌림까지 놓았지만,

최동우는 그런 아버지를 가슴 시리게 사랑했다.

최동우가 중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늦은 저녁,

아버지는 신문지로 둘둘 만 주먹만한 크기의 뭔가를

대문까지 마중 나온 그에게 건네주며, 취기가 오른 음성으로 말했다.

"친구들과 먹다가 좀 남았는데...... 버리기는 아깝고...... 너희들이 생각나서 싸왔다."

아버지가 생각나서 싸왔다는 것은 다름 아닌 돼지갈비 세 쪽이었다.

최동우와 동생은 처음으로 먹어보는 돼지갈비에서 천상의 맛을 느꼈다.

먹다 남은 걸 싸왔다는 아버지...... 버리기가 아까워 싸왔다는 아버지......

그 솔직하고 순박한 아버지가 준 돼지갈비 맛은,

당신 친구들의 눈치를 살피며 챙겨왔을 그 애틋한 마음과 함께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그리고 최동우는 그 때부터 아버지에 대한 찌릿한 사랑을

가슴 한켠에 깊숙이 묻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은 세 가지가 있어요.

나의 눈으로 보는 것, 남의 눈을 통해 보는 것, 세상의 눈을 통해 보는 것......

물론 세상의 눈을 통해 보는 것이 가장 낫지요.

내 눈을 통해 보는 것과 남의 눈을 통해 보는 것은 편견과 주관이 있어 옳지 못해요.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세상의 눈으로 보는 방법을 터득하지요.

그것은 역지사지의 눈이고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눈이예요.

우리 모두 그런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보도록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