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기록하고 싶은 구절

신경숙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4

바이올렛~ 2011. 5. 7. 17:16

나도 이따금 내가 폭격 맞은 것처럼 붕괴되고 있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감각이 마비되는 듯한 그 기괴한 불안과 겨루기 위해 두려움을 밀어내며

기신기신 책상 앞으로 가서 앉을 때가.

나는 백 명의 모르는 젊은이들을 껴안아주었다는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서글퍼져서

차창 바깥으로 스쳐 지나가는 한낮의 이 도시를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언젠가는, 이라는 꿈과 고독을 품고 이 도시를 걷고 또 걷던 그때의 우리들이

버스 안의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날 채플시간에 또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학생은 나의 이십대 시절에 비추어 지금 이십대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나도 모르게, 함께 있을 때면 매순간 오.늘.을.잊.지.말.자. 고 말하고 싶은 사람을

갖기를 바랍니다, 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학생들이 와아, 하고 웃었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리고......

내 말이 끝난 줄 알았다가 다시 이어지자 학생들이 다시 귀를 기울였다.

여러분은 언제든 내.가.그.쪽.으.로.갈.게.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