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장이 윤교수와 함께 이 도시의 성벽을 따라 일박이일 동안
걷기로 한 날 윤이 친구를 데리고 나타났다.
고향 친구이고 약속도 없이 밤기차를 타고 올라와 함께 올 수밖에 없었으며
이름은 단이라고 했다.
윤의 소개를 묵묵히 듣고 있던 단이 우리를 향해 인사를 했다.
칠 일 후에 입대합니다. 윤일 한번 보고 가려고 올라왔습니다, 라고 말했다.
단이가 입대한다는 것은 윤도 모르고 있었던가 보았다.
윤의 눈이 휘둥그레지는 사이 우리 중 누군가 단이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
총은 준비됐어? 총요? M16 소총 말야.
입대한다면서 아직 총도 안 구해놨단 말이야?
총을 가지고 가야 하나요? 단이 진지하게 물어서 윤교수와 미루까지
폭소를 터뜨렸는데 윤만 웃지 않았다.
그거 필수품인데...... 여기 올 게 아니라 빨리 총 구하려 가야 될 것 같은데......
내가 총 구하는 곳 알고 있는데 소개해줄까?
우리 중 한 명이 시작한 농담에 재미가 붙어 너도나도 한마디씩 했다.
입대할 때 어떤 총을 들고 가야 환대를 받는다느니
어느 문방구에 가면 싸게 구할 수 있다느니......
윤교수마저도, 실탄은 꼭 도시락에 넣어가야 하네, 한마디 보탰다.
우리의 농담을 그대로 믿는 듯이 네? 네? 네? 놀란 표정으로 대꾸를 하던 단은,
뒤늦게 농담인 줄 알고는 얼굴을 펴고, 하여튼 총은 제가 알아서 구해가겠습니다, 충성!
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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