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처음처럼' 회원님들과 함께 즐겁게 산행했네요.
그동안 추웠던 날씨로 움츠렸던 몸도 풀겸 산에 가고 싶었던 차
마침 처음처럼에서 1월 정모로 북한산을 간다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나섰습니다.
사실 전날 저녁, 모임이 있어 늦게까지 술 마신 터에
웬만한 자리가 아니라면 노근노근한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처음처럼이기에 뒤에서 빌빌거리는 뻔질땜도 받아주고
유쾌한 산행을 할거란 기대심으로 기꺼이 참석한 산행이었습니다.
불광역에서 하나 둘 만나는 낯익은 얼굴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습니다.
변함없이 떠들썩하고, 변함없이 2% 부족한 애 어른들ㅎㅎㅎ...
크게 체면치레 안하고 편하게 어울릴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날씨까지 한 몫 하느라 내내 그렇게 추웠던 날씨가 봄날처럼 포근한게
모처럼의 우리들 산행을 축복하는 듯 하네요.
간만의 산행에 초입부터 힘들어 하는 모습들이 보입니다.
오늘따라 만년 후미인 폭탄을 비롯한 공주, 나, 그레이스 언니까지
포진하고 있어 정말 산따라 바람따라 유랑하는 유랑족같이
느긋하게 산행했는데 산타기의 고수인 천사님과 사계절님이 안 와서
다행이라고 안도들을 합니다.
그런 산행도 힘들다고 백호님은 다리에 쥐가 나려 해
소나무 붙들고 다리 풀기 운동하고 입만 바쁜 일행중 공주는
운동하는 포즈가 멋있다고 호들갑이고 폭탄은
"그런다고 나무가 밀리냐?" 한마디 합니다.
다리는 힘들어도 입에서는 늘 유머가 쏟아져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 중 오늘의 압권은 공주와 폭탄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폭탄이 입고 온 선홍색 티가 너무 이뻐 너도나도 만져보다가
공주가 앞을 만져보고는 "뭐야 뽕이잖아" 하면서
누가 폭탄의 가슴을 본 적이 있나 없나 하다 칼라가 "나는 등만 봤어" 하자
공주 왈 "그게 가슴이야" 하는 말에 모두 폭소가 터집니다.
또 한가지...
공주가 휴대폰으로 틈만 나면 사진을 찍길래
올릴거냐 물으니 그냥 찍기만 하는 거랍니다.
그러자 돌짱님이 올리지도 않는 사진 뭐하러 자꾸 찍느냐고 물어
아마 못 올려서일 거라고(나 같은 줄 알고^^) 말하자 돌짱님 칼라를 불러
"공주 핸드폰좀 봐봐. 사진 찍어서 컴퓨터에 못 올린단다" 이르자
칼라 대뜸 말하길
"아니 휴대폰을 컴퓨터에 못 올린단 말야? 그냥 얹어놓으면 되지."
하는 말에 나도 한마디 끼어듭니다.
"요즘 컴퓨터는 액정화면이라 얇아서 올려놓기 힘들어. 얘 실력으론 안돼."
"그럼 공주누나가 컴퓨터에 직접 들어가든지. 못 들어가겠어?
우선 본체 뚜껑을 열어. 그러구 머리부터 밀어 넣어!"
으이구~ 못말리는 악동들!!ㅎㅎㅎ
족두리봉을 거쳐 사모바위 밑에서 12시쯤 맛있는 점심을 먹습니다.
술핑계로 밥은 준비 못하고 고구마 찌고 김밥 2줄만 사갔는데
다들 보온밥통에 따뜻한 밥 싸오고 시금치국에 부침개에 맛깔스런 김치에
방금 끓여낸 라면까지 푸짐한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과일로 디저트하고 향긋한 커피로 입가심하면서 느긋한 행복감에 젖어봅니다.
역시 행복은 부지런한 사람의 몫인가 봅니다.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 하고 있으면 이런 행복 모르고 넘어갔겠지요.
오르면서 본 북한산은 사방이 다 절경 아닌데가 없습니다.
바위들도 웅장하고 각종 돌들이 이루어내는 형상은
자연의 거대함에 경탄과 인간으로서의 겸허함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오르는 길이 좀 힘들었던데 비해 하산길은 산책로처럼 편안하고 이쁩니다.
여러가지 모양으로 자라난 길옆의 소나무들이 뿜어내는 솔향기가
몸도 마음도 편안하게 해 주는 듯 합니다.
겨울 산은 보는 것 자체로도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데
이렇게 자연과 직접 교감하며 땀 흘려 산행한다면
우울증같은 건 근접조차 못하겠지요.
날씨도 좋았고 함께 한 님들도 즐거웠고
산도 너무 좋았던 산행을 하면서
나뭇잎 푸릇한 봄날에 다 함께 좋은 곳으로
같이 산행하고픈 바램을 가져봤습니다.
신년 첫 산행에 함께 해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무자년 새해 우리 님들 건강하고
모든 소망 이루어지는 한해가 되길 기원드리며
다음에 좋은 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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