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가을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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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토요일의 황금같은 휴일을 계획하며 이것저것 궁리가 많았다.
하는 일이란게 토요일이 따로 없고 일요일 하루만 쉬는 관계로
어쩌다 이틀을 쉬게 되고 보니 어떻게 보내야 후회없이
멋지게 보낼까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계절을 타느라 요즘 몸살기가 있어 가벼운 드라이브겸
풍광좋은 곳을 계획도 해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친구 따라서 멋모르고 나선 속리산.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라 멋있겠거니,
갔다 와서 일요일 푹 쉬면 몸도 개운해지겠거니 하며 나섰는데...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몸살 후유증으로 몸도 부실한데다
지금껏 가본 산 중 가장 어려운 산행을 하며
미리 알았으면 안왔을지도 몰랐겠다는 생각을 몇번 했다.
우연이란게 이래서 재미있다.
무얼 몰랐기에 따라왔고, 처음 본 산악회의 분위기에
어느 정도 젖어들면서 마음이 이끌림을 느꼈다.
자주는 아니겠지만 또 올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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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차에서 내려 가을걷이를 하고 있는 들길을 지나며
가을과 향수를 느낄수 있어 좋았다.
제대로 추스려지지 않은 몸이 다리도 땡기고
뭔가 후들대는 느낌에 제대로 산행할수 있을까 걱정도 됐지만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뭐 어떠랴 싶어졌다.
어느 정도 몸이 풀리자 이제 괜찮겠다 싶으면서 그런대로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기다리는 암벽과 해산굴들.
상학봉, 묘봉을 거치면서 장장 7시간을 바락바락 로프를 타고
기어오르고 빠져나오고 한 고난도 산행에 자꾸 힘겨워지면서
이제 좀 편했으면 싶었다.
아무 예비적 지식도 없이 어쩌다가 무작정 따라나선 내 모습이
공부도 안 한채로 어려운 시험을 치르는 학생처럼 아둔하고 막막하다.
산악회 이름도 몰랐고, 카페에 가입했던 것도 아니기에
가는 산이 어떤지 볼 기회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보이는 경치들은 하나같이 감탄을 자아내는 절경들이었다.
빼어난 바위와 나무들, 나무 사이로는 구름한점 없이 파란 하늘이
드높게 펼쳐져 있다.
때때로 찬기가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몸살따위 다 떨궈버리고 강인한 정신을 깊이 호흡해 본다.

끝날듯 싶지 않은 암릉들을 거치고 거치며 길게 자란 나무들이 우거진
숲을 따라 내려오는 하산길은 가을이 예쁘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정상부근에선 바위와 씨름하느라 미처 보지 못했던 단풍잎이
곱게 물든 숲속 길.
청단풍인지 노랗게 물드는 단풍나무와 확실히 나무 이름을
단정 못하는 생강나무, 그외의 낙엽수들이 초록에서 연두색으로
그리고 노랑으로 물들어가는 숲은 한편의 시처럼 몽환적이고 서정적이었다.
산이 점점 어두워져 간다.
길게 자란 나무에 가려 어두운가 싶어 시계를 보니 오후 다섯시가 넘어있다.
산이 아니라도 어두울 시간이다.
빛을 내며 가을이 깊게 물들어가는 산도 밤을 맞을 준비를 하는 듯
마음속으로 고요가 스민다.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어둠이 내리고,
산악회에서 미리 주문해둔 식당에 가 청국장에 맛있는 저녁을 먹고
어렵게 오른 속리산 등반을 그렇게 마쳤다.
힘들었지만 빼어난 풍광과 함께할수 있어 좋았고,
무엇보다도 같이 한 친구와 처음이지만 반갑게 만난 님들 너무 좋았다.
언젠가 기회 만들어 다시 한번 같이 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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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몇분 님이 올리신 사진 중에서 이미지를 위해 첨부했습니다.
이해해 주실 것이라 믿고 제 사진 찍어 주신 님들, 특히 산양님과
아아님(아직 안올라 왔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