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가는...기록하고 싶은 구절

중앙시조 백일장-2월 수상작

바이올렛~ 2021. 2. 24. 14:08

[장원]

   고다

                          김미경

복닥복닥 걸어온 한 생애를 읽는다

쇠심줄 돋우며 달구지 짊어진 길

뼛속에 돋을새김 한 우직을 풀어낸다

 

커다란 두 눈으로 세상을 굴리며

변죽 울듯 끓는 바람 쇠귀에 경을 읽고

채찍질 멍에 진 등짝 이골이 다 배겼다

 

한나절 턱 괴어 시간 함께 고는데

울멍울멍 삭힌 말 그제야 녹는다

말로는 다 뱉지 못한 골수 박힌 저 진국

 

[차상]

   참깨밭

                     문희원

타닥타닥 울음소리 애타기만 하여라

땅심을 부여잡은 푸른 탯줄 끊어지면

여린 것 강보에 싸여

햇살 세례 받는다

 

여기는 다산면 행복마을 12번 길

찜통더위 달아올라 숨이 가쁜 산비탈

참깨 밭 다둥이네엔

배냇냄새 자욱하다

 

복대 맨 허리춤 깍짓동 풀어놓고

바람 삼킨 구슬땀 손등을 내리칠 때

꿈꾸던 인큐베이터

신생들 쏟아진다

 

[차하]

    쉼표

                    황병숙

바람이 억새밭에

속울음 키우듯

 

길위에 흔들리며

우리 삶 젖어올 때

 

달려온

숨 까쁜 나날

쉬어가는 그네 하나

 

[초대시조]

     손도마

                      정경화

골목시장 묵집 할매는

손바닥이 도마다

 

단단한 나무가 된

물컹하던 손금의 길

 

수십 년

난전에 내놓은

값을 잃은 골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