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여행기, 풍경

[스크랩] 달빛속의 봉제산 야등(세뇰대장님)-10/23(화)

바이올렛~ 2012. 8. 24. 17:04

 

     달빛속의 봉제산 야등

 

 

화요일 봉제산 야간산행이 있던 날

건강검진을 신청했던 터라 검진을 받게 되었다.

 

문진표를 작성하라는데 땀 흘리는 운동을

주기적으로 얼마나 하는지 체크하는 항목이 있었다.

난 봉제산을 믿고 자신있게 1주일에 1~2회라고 적었다.

봉제산 야등이 없었다면 이 문진표를

'운동 거의 안함'에 체크하면서 난 얼마나 옹색해졌을까.

매일 집과 사무실만 오가며 운동도 못하던 터에

1주일에 한번 참석하는 야등은

운동부족인 내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해서 이번 야등엔 장비를 잘 챙겨 참석하기로 했다.

등산복 제대로 갖춰 입고 후레쉬 챙기고

빈손으로 가던 산행에서 조금 발전해

얼마 안되지만 단감을 깎아가고 물까지 가져갔다.

 

그동안 추웠던 날씨가 많이 누그러지면서

온화한 기온이 힘든 산행에 땀깨나 흘리게 한다.

맑은 하늘에 둥실 떠 있는 열사흘 달빛이

흐뭇이 산자락을 비추고 

엷은 안개가 끼어 신비한 기운을 돋우는데

이런 밤 이런 산을 산책하듯 천천히 음미하며 간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렇지만 땀 뻘뻘흘리게 빡쎈 산행을 주도하는

세뇰대장님은 인정사정없이 갈 길을 재촉하시고

행여나 뒤쳐졌다가 귀신에게 잡혀가면 어쩌나 하는

무서움에 죽어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종착지 카페로 가는 마지막 구간은

평지다시피한 소나무길, 가장 마음에 드는 길이다. 

그림 속을 걸어가듯 아름다운 숲길에

힘든 산행을 마쳤다는 안도감으로 몸과 마음이

함께 뿌듯해지며 행복하게 만든다.

카페 주변으로는 하얀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피어 있고

참취나물꽃 등 몇종류의 야생화가 달빛 아래 고즈넉히

청초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카페에서의 파티는 무슨 잔칫집인가 싶게

오늘따라 더 푸짐하고 성대하다. 

부싯돌님은 변함없이 맛있는 족발을 두개 사 오시고

까샤님의 금방 만들어 가져온 잡채 정말 맛있었다.

임선영님의 소담스런 두부김치 맛도 입에서 살살 녹고

덩치만큼이나 큰 배낭에서 주섬주섬 꺼내는 그대로님의

아직도 김나는 쫄깃한 떡볶이와 찐만두,

디저트로 내놓는 따끈한 커피까지...

달자님의 야채샐러드와 새콤한 오징어무침도 너무 맛있다.

댓병으로 가져온 뫼사랑님의 적하수오 술은 또 어떤가.

그 맛과 향이 입에 착착 감긴다ㅎㅎ...

그 외 둔한 머리탓으로 아직도 이름을 모르겠는

(뫼사랑님이 '어둠의 자식들'이라 그렇단다. 밤에만 만나니..)

다른 분들이 내어놓은 음식과 과일들은

건강검진때문에 아침을 굶은 상실감에

허기진 마음을 충분히 보상시켜 주고도 남는다^^

 

만찬을 끝내고 자리 정리한 뒤 그대로님이 잠깐

구성진 노랫가락으로 흥을 돋운다.

이에 질세라 익살스런 춤으로 화답하는 까샤님

좌중이 폭소를 터뜨리며 까무라친다.

진정으로 유쾌 통쾌한 시간이었다.

이런 자리에 오게 해준 친구 선영이가 새삼 고마웠다.

고마운거 다 알고 있으니까 나 이쁘지?

선영아 사랑해!!ㅎㅎ..

출처 : 4050수도권산악회
글쓴이 : 풀꽃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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